2024년 3분기 이후부터 양자컴퓨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심상치 않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아이온큐는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266%나 급증했으며, 최근 구글은 양자컴퓨터를 실용화하는 가장 큰 기술적 장애물을 해결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유엔은 2025년을 세계 양자 기술의 해로 지정했고 국내에서도 양자컴퓨터 ETF 투자상품이 나올만큼 관심이 뜨겁습니다만, 과연 지금 시점이 양자 컴퓨터 투자 적기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관련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목차
양자컴퓨터란?
☑️ 큐비트(Qubit)를 사용하는 슈퍼컴퓨터
양자컴퓨터는 아직 개념도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인데요. 일반적인 정의는 '양자 역학의 원리를 이용하여 계산을 수행하는 특수 컴퓨팅 장치'라고 되어 있습니다. 기존 컴퓨터는 0과 1로 구성되는 2진 비트(bit)를 사용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0과 1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큐비트(qubit)를 사용하여 한번에 수많은 계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큐비트가 동시에 여러가지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양자역학의 핵심원리 중 하나인 '중첩'에 의해서 가능해집니다. 기존 비트(bit)가 0 이나 1 둘 중 하나여야 한다면, 큐비트는 확률적으로 0이면서 1일 수 있는 상태로 동시에 여러가지 작업이 가능해지는 원리입니다. 그래서 양자컴퓨터는 변수가 많은 작업일수록 더 큰 성능을 발휘합니다.
☑️ 상상하기 어려운 양자컴퓨터 성능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조금이라도 체감해 볼 수 있는 몇 가지 예시들이 있습니다. 조금 비현실적이지만 그래도 양자컴퓨터가 얼마나 굉장한 발명품인지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아쉽게도 아이온큐 양자 컴퓨터의 실질적인 계산능력 예시들은 찾기 어려웠고, 주로 구글의 양자 컴퓨터에 대한 예시들만 나와 있습니다.
- 구글이 최근 개발한 Willow 양자 칩은 현재 가장 빠른 슈퍼 컴퓨터가 약 10조 년간 계산해야 하는 벤치마크 계산을 5분 내에 수행했습니다. 참고로 10조 년은 우주의 나이보다 긴 시간입니다.
- 3년 전에 개발된 구글의 시카모어 양자 컴퓨터는 당시 가장 빠른 슈퍼 컴퓨터가 47년 간 계산해야 하는 과제를 약 6초 만에 완료했습니다.
- 현재 구글의 시카모어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 수가 53개에서 70개로 업그레이드되면서 계산능력이 기존 버전 대비 2억 4,100만 배 증가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양자컴퓨터가 만능은 아닙니다. 양자컴퓨터가 한번에 여러 연산을 수행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순차적으로 연산해야 하는 과제에서는 기존 컴퓨터보다 성능이 낮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영상을 재생하는 것은 순차적으로 저장된 비트를 영상형태로 변환하는거라 양자컴퓨터보다 기존 컴퓨터가 훨씬 나은 성능을 보입니다.
☑️ 다양한 양자컴퓨터 개발방식
이렇게 엄청난 양자컴퓨터입니다만, 양자컴퓨터를 상용화시키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여러가지 허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양자컴퓨터를 기술적으로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만, 양자컴퓨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면 어떤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구동방식: 양자 상태를 만드는 기술이 극저온 등의 특별한 환경이 필요할 경우, 이를 구현하기 위해 부피가 커지거나 개발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양자 컴퓨터 구동방식에 따라 상용화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코히어런스 유지 시간: 코히어런스는 양자 컴퓨팅에서 큐비트가 양자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수명)을 나타냅니다. 양자 상태를 오래 유지할수록 안정적인 연산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어서 양자컴퓨터 상용화 여부에 매우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 양자 오류 수정: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큐비트가 양자적 속성을 잃게되면 양자 오류가 발생하는데, 이것은 양자컴퓨터의 성능과 신뢰성성을 심각하게 훼손합니다. 양자 오류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정될 수 있는지는 양자컴퓨터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양자컴퓨터 개발방식은 너무 많습니다만, 우리가 그걸 다 이해하기도 어렵고 양자컴퓨터를 직접 개발하는 회사 외에도 관련 장비나 보안 등의 기술을 개발하는 수많은 업체들을 모두 조사하긴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선 대표적인 양자컴퓨터 개발방식과 특징, 주요 기업들을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구분 | 초전도 큐비트 | 이온 트랩 | 광자 양자 컴퓨팅 |
큐비트 구현방식 |
- 초전도 회로를 이용 - 극저온(약 -273도)에서 작동 |
- 전기장으로 진공상태에 가둬진 이온을 이용하여 큐비트로 구현 - 레이저로 정밀한 제어 가능 - 개별 큐비트의 높은 제어도 |
- 광자의 편광이나 위상 이용 - 상온에서 작동가능 |
코히어런스 유지시간 |
비교적 짧음 (마이크로초~밀리초 단위) |
비교적 김 (초 단위) |
매우 짧음 (광자 특성) |
양자 오류 수정 난이도 |
중간 | 낮음 (높은 정밀도로 인해 오류 수정에 유리) |
높음 (광자손실을 보완하는 기술 개발 중) |
장점 | - 높은 확장성 - 빠른 기술개발진행 - 다수의 큐비트 구현 가능 |
- 높은 안정성 - 긴 응집시간 - 레이저로 큐비트를 정밀하게 제어 가능 |
- 상온에서 작동 - 정보전달속도가 빠름 - 높은 에너지 효율 |
단점 | - 높은 유지비용(복잡한 냉각시스템) - 외부 노이즈에 민감 |
- 확장성 제한(큐비트 추가 어려움) - 시스템 구축비용이 높음 |
- 큐비트 간 상호작용 구현 어려움 |
대표기업 | 리게티 컴퓨팅, 구글, IBM, D-wave 시스템 |
아이온큐 | Quantum Computing Xanadu (캐나다 기업) |
우리나라에서는 이온 트랩 방식으로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아이온큐가 유명합니다만, 글로벌 기준으론 초전도 큐비트 개발방식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주요기업들
구글을 제외한 주요 기업들은 아이온큐, D-wave 시스템, 리제티 컴퓨팅, Quantum Computing 4개 기업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최근 주가가 약간 미쳤습니다. 위에 보시는 이미지는 최근 10년 주가 상승률이 아니라 최근 6개월 주가 상승률인데요. 약 최근 2-3개월 사이에 퀀텀 컴퓨팅은 3,570%, 리제티 컴퓨팅은 약 1,500%, 아이온큐는 약 550%나 상승했습니다.
각 회사들의 최근 주요 기술적/상업적 성과들을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주가상승을 온전히 정당화할 순 없겠습니다만, 어느 정도 참고할 수 있는 정보라 생각합니다.
- Quantum Computing
- Dirac Series 엔트로피 양자컴퓨터, 제로 트러스트 사이버 보안 솔루션 등 상용화 제품 출시
- Los Alamos 국립연구소와 협력 연구개발 계약 연장, NASA와 5번째 계약 체결
- 리제티 컴퓨팅
- 84큐비트 Ankaa-3 양자 컴퓨터 출시, 99.5% 중간 두 큐비트 게이트 충실도 달성
- 미 공군 연구소와 5년 계약 체결, DARPA IMPAQT 계약으로 조합 최적화 문제 해결 알고리즘 개발 중
- D-wave 시스템
- 새로운 고속 어널링 기능 도입으로 양자 컴퓨팅 성능 향상
- Davidson Technologies와 다년 계약, Zapata AI 및 InterPublic Group과 협력 관계 구축
- 아이온큐
- 2025년까지 99.9% 이상의 두 큐비트 게이트 충실도 달성 목표, 바륨 큐비트 통합 및 고급 아키텍쳐 개발 중
- 미 공군 연구소와 5,450만 달러 계약 체결, NKT Photonics 및 매릴랜드 대학과 파트너십 구축
최근 기술개발과 계약체결이 있었다곤 하지만, 대부분 연구소나 국가 기관들과의 협력관계거나 파트너십이라는 점은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위에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만 4개 기업 모두 최근 구글이 양자 오류 수정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밝힌 Willow 양자 칩 발표 이후에 주가가 한번 점프업했다는 사실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양자컴퓨터 투자와 ETF상품들
☑️ 먼저 알아 두어야 할 정보들
양자컴퓨터 투자여부를 검토하기 전에 먼저 알아두어야 할 2가지 정보가 있습니다.
- 현재 양자컴퓨터 주요 기업들은 모두 적자 상태: 위에서 언급한 양자컴퓨터 관련 4개 기업 (Quantum Computing, 리제티 시스템, D-wave, 아이온큐)은 모두 아직까지 적자 상태입니다. 물론 현재 시점이 과거 테슬라가 적자를 벗어나기 시작했던 시작점일지도 모릅니다.
- 아직 성숙하지 않은 양자컴퓨터 시장규모: IDC는 2025년 양자컴퓨터 시장규모를 약 10억 달러, 2028년 89억 달러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규모는 아이폰의 16일 판매분, 구글 광고판매의 13일치에 해당합니다.
- 엄청난 주가 변동성: 양자 컴퓨터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은 연기준 90% 수준으로 비트코인이나 원유, 메타버스보다 높습니다. S&P500 지수가 1 움직이면, 양자 컴퓨터 기업들의 주가는 1.9만큼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시점이 테슬라의 주가가 폭발하던 2021-2022년도 시기와 같은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으나 개인적으론 부정적인 의견이 더 큽니다. 구글조차 최근 발표했던 Willow 양자칩을 2030년까지 상용화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지금부터 양자컴퓨터와 같이 엄청난 변동성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약간 도박에 가깝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주요 ETF상품들
개별 종목들의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양자컴퓨터에 투자를 하더라도 개별 종목보단 ETF상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는데요. 국내외에 출시되어 있는 양자컴퓨터 관련 주요 ETF상품은 아래 2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구분 | QTUM ETF (Defiance Quantum ETF) |
KOSEF 미국양자컴퓨팅 ETF |
운용자산(AUM) | 약 3.5억 달러 | 약 560억 원 |
수수료 | 0.40% | 0.49% |
2024년 수익률 (YTD) | 55.67% (2018년 출시) | 1.38% (12월 16일 출시) |
PE Ratio (TTM) | 28.67 | 알려지지 않음 |
배당률 | 0.72% | 없음 |
AI 및 관련 기술형 ETF에서 일부 기업에 투자하는 형태는 많습니다만, 양자컴퓨터 전문 ETF는 아직 많지 않은 상태입니다. 국내에서는 'KOSEF 미국양자컴퓨팅 ETF'가 12월 16일에 출시했는데, 출시 후 7일만에 투자금이 500억 원을 넘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최근 양자컴퓨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2개 ETF의 상위 10개 투자종목은 큰 차이를 보이는데, 먼저 QTUM ETF의 상위 Top10 투자종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위에서 소개드렸던 종목들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고, 그래도 가장 오래 운용했던 양자컴퓨터 ETF라 투자종목은 나름 합리적으로 구성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아이온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 다소 놀랍네요.
다음으로 아래는 KOSEF 미국양자컴퓨팅 ETF의 상위 Top10 투자종목들입니다.
아이온큐를 제외하면 기술 대기업이거나 간접적으로 양자컴퓨터 산업과 연관된 기업들 비중이 높고, 아이온큐는 약 30%나 될 정도로 투자비중이 큽니다. 개인적으로는 투자종목 구성이나 투자비중이 그렇게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진 않는데요. 이건 개인적인 평가이므로 각자의 기준으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QTUM ETF와 KOSEF 미국양자컴퓨팅 ETF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투자지역입니다. QTUM ETF은 미국 외 중국이나 일본 양자컴퓨팅 관련 기업들에도 투자를 하는데, KOSEF ETF는 투자기업이 미국기업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지역적인 분산도까지 생각한다면 개인적으론 QTUM ETF 투자가 상대적으로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개인적인 견해임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 투자 결정 시 주의하실 점
주식시장에는 항상 상승/하락의 트랜드가 있으며, 현재 미국 주식시장은 누가 봐도 명확한 강세 상승장입니다. 일부 기술 대기업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긴 합니다만, 시장에 흘러 들어오는 투자금이 많고 기존 상승종목 외에 다른 상승종목을 찾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주식시장에 돈이 많아지는 강세 상승장 마지막 시기에는 항상 실적은 없지만 미래지향적 기술산업 및 관련섹터에서 급증하는 종목들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도 메타버스, 3D프린팅, 대체육 등 여러가지 사례가 있었고 이번 양자컴퓨팅도 이런 트랜드의 일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의하셔야 할 점은 과거와 다른 현재 투자환경입니다. 미국은 2025년에 예상보다 기준금리 인하속도를 늦추려고 하며, 생각보다 장기간 고금리 환경이 계속될 예정입니다. 또한 미국 등 글로벌 선진국들의 국가부채 규모가 급증했고, 정치적인 불안정성도 높아 향후 특정 시점에 빠르게 주식시장이 냉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시기에 개별종목에선 1-2개월 사이에 2,000-3,000%씩 급등한 기업들이 나타나는 것이 양자컴퓨터 분야인데, 투자시점을 잘못 잡으면 장기투자를 한다고 해도 오랫동안 마이너스 수익을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이 양자컴퓨터가 속칭 터지기 직전 시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런 판단은 양자컴퓨터 분야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조사와 공부를 통해서 나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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