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동안 미국 주식시장을 리드했던 건 AI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AI기술은 OpenAI, Anthopic과 같은 미국기업이 주도했으며, 개발장비 및 반도체는 엔비디아가 주도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 DeepSeek(딥씨크)의 등장으로 미국 주도의 현상 유지가 깨지고 기술적, 비용적 측면에서 미국 AI거대기업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아직 미국 주식시장이 열리지 않았지만 나스닥100선물은 -4%, 엔비디아는 무려 -12%하락 중인데요. DeepSeek의 성장스토리, ChatGPT와 Claude와의 성능비교, AI산업 투자 리스크에 대해서 정리했습니다.
목차
딥씨크(DeepSeek)에 대해서
☑️ High-Flyer와 량원펑
딥씨크(DeepSeek)는 중국의 작은 AI스타트업 DeepSeek에서 개발한 AI모델입니다. 대표는 량원펑(Liang Wenfeng)은 1985년생인데, 원래 High-Flyer라는 해지펀드를 운영하다가 2023년 5월에 약간 부업처럼 DeepSeek를 설립하고 AI개발을 시작했습니다.
High-Flyer란 해지펀드가 상당히 흥미로운데요. 주요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 설립: 이 회사는 2015년에 설립되었으며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최대 규모의 해지펀드 중 하나입니다.
- 운용자산: 현재 회사가 운용하는 자산규모는 약 80억 달러로, 우리 돈으론 약 11조 원 정도입니다.
- 운용성과: 2018년~2024년까지 회사는 중국 CSI300지수를 앞지르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회사는 2023년에 성과가 소폭 하락한 것을 반영해도 2018년~2023년까지 연평균 20.4%의 수익률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2024년 퀀트 펀드에 대한 규제단속 영향으로 시장 중립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 운용전략: 회사는 2020년부터 AI 딥 러닝에 초점을 맞춘 슈퍼 컴퓨터를 구축하고, 주식 선택/거래에 사용하는 독창적인 AI모델을 개발하여 펀드운용에 적용했습니다.
량원펑은 2023년 11월에 DeepSeek Coder를 무료로 출시했고, 오픈소스로 모든 코드를 무료로 공개했습니다. 이후 2024년 5월에 DeepSeek-V2, 2024년 12월에 DeepSeek-V3를 차례로 공개했는데, 이후 2개월도 안되서 DeepSeek-R1를 출시했고 모바일앱은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DeepSeek의 성능 및 개발비용 (다른 AI모델과 비교)
위 그래프는 DeepSeek-R1과 OpenAI-o1모델의 성능을 비교한 것인데요. 전체적으로 OpenAI의 최신 모델인 o1모델이 더 나은 성능을 보였습니다만 상대적으로 크게 성능이 떨어지는 분야는 없었으며, 특히 수학과 추론(AIME2024와 MATH-500 테스트항목), 창의적 글쓰기(AlpacaEval2.0, ArenaHard 등) 항목에서는 o1모델보다 나은 성능을 보였습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월가와 미국 주식시장이 어제 크게 하락한 것은 성능 대비 비용측면에서의 충격 때문인데요. 아래 주요내용들을 보시죠.
- DeepSeek-R1: 회사는 2개월 만에 560만 달러의 비용으로 DeepSeek-R1모델을 훈련시켰습니다.
- ChatGPT-4: 기술적 제작비용은 4,100만 달러 ~ 7,800만 달러 사이로 추산하며, 샘 알트먼은 총 개발에 1억 달러가 넘는 비용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 구글 제미니: 직원 급여를 제외하고 제미니 모델을 훈련하는데 약 1억 9,100만 달러 비용이 들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Meta LIama: DeepSeek-R1모델의 최소 10배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DeepSeek-R1은 엔비디아의 H800칩을 사용합니다. 미국은 중국이 첨단 AI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최신 AI칩 수출을 제한했습니다. H800칩도 최근에는 수출이 제한되었습니다만, 이후 출시된 H100칩이 H800대비 4배 이상, 블랙웰(Blackwell)은 H100칩보다 2~5배 나은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DeepSeek-R1은 미국 AI모델보다 10~20배 낮은 개발성능으로 경쟁력 있는 AI모델을 만든 셈입니다.미국이 충분히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미국 일부 기업에서는 H100칩을 16,000개나 사용하여 AI를 개발하는데, 중국 DeepSeek는 약 2,000개의 H800칩으로 미국AI모델에 뒤지지 않는 AI를 개발한 셈입니다.
딥씨크(DeepSeek)의 등장과 미국 주식시장
☑️ 미국 주요 AI기술 대기업 주가 하락
일단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엔비디아입니다. DeepSeek가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하고 개발비용도 미국 AI모델의 10%밖에 되지 않는다는소식에 엔비디아의 잠재 매출기대가 크게 하락하면서 하루만에 약 15%나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시가총액은 약 860조 원(약 6,00억 달러)이 증발했다고 하는데, 일간 기준으로 미국주식 역사 상 가장 하락이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ASML, ARM 등의 AI기술개발에 필요한 장비 및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너무 큰 하락 이후에 저가 매수심리로 프리마켓에서 5% 상승하고 있습니다만, 실제로 주식시장이 열렸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모르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게 AI장비기업 주가 폭락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입니다. DeepSeek는 최신 R1모델로 오픈소스로 모두 공개하고 상업적인 사용을 모두 허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기존 미국 기술 대기업(MS,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들이 AI모델 개발코드를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과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미국 기술 대기업들은 AI모델 개발 및 관련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AI모델 개발에 진입장벽을 높이고, 향후 AI모델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적극적인 유료화를 통해서 개발비용 뿐 아니라 기업매출을 대폭 늘이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요. DeepSeek가 이런 미국 기술 대기업들의 AI전략을 박살낸 셈입니다.
☑️ DeepSeek가 미국 AI산업에 위협적인 이유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낮은 개발비용: DeepSeek는 미국 기술 대기업들의 AI개발비용의 10%수준으로 경쟁력 있는 AI모델을 개발했습니다.
- 빠른 개발기간과 낮은 컴퓨팅파워: DeepSeek는 약 2개월만에 OpenAI의 최신 AI모델인 o1모델 수준의 AI모델을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컴퓨팅파워인 H800칩만을 개발과정에 사용했는데요. 이것은 직접적으론 엔비디아의 미래수익에 치명적일 수 있으며, 향후 AI기술개발 속도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됩니다.
- 오픈소스 전략: AI모델은 엄청난 비용과 막대한 데이터를 가진 미국 기술 대기업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이것은 그 자체로 다른 기업이나 국가들이 AI기술개발에 쉽게 참여할 수 없는 진입장벽 역할을 했고, 미국 기술 대기업들은 향후 AI모델 기반으로 막대한 매출을 만들려고 했는데, DeepSeek-R1모델이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향후 미국 기술 대기업들의 수익모델도 위협한 상황입니다.
만약 DeepSeek가 주장한 내용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엔비디아의 주가하락보다 현재 AI모델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매출을 생각하고 있는 Meta, 아마존, 구글과 같은 기술 대기업들의 주가에 장기적으로 더 큰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위 그래프는 MS, 아마존, 구글(알파벳), 메타의 2021년~2024년 3분기까지 분기별 Capex(개발투자)규모를 표시한 것인데요. 2023년부터 4개 회사의 Capex가 급증하는 것을 보실 수 있으며, 2024년 기준으로 4개 회사의 Capex총액은 약 2,00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여기 대부분 금액들이 AI개발에 투입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2025년에도 이 4개 회사의 AI투자규모는 2배 가까이 늘어 약 4,000억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중 상당수가 엔비디아 AI칩을 사는데 사용되었을테니, 엔비디아 주가가 하락한 것은 당연한 결과겠네요. 미국의 AI투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인프라 투자와 관련해서 미국 정부와 민간기업인 OpenAI, 오라클, 소프트뱅크(손정의)와의 합작 투자를 통해 향후 4년 동안 총 5,0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이렇게 AI기술 주도권을 잡는데 정말 진심입니다.
☑️ 향후 미국 주식시장 투자포인트 점검
이번 DeepSeek사건이 헤프닝으로 끝날지, 아니면 AI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분기점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이번 DeepSeek사태가 미국 AI기업들에게 결과적으로 유리하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습니다.
결국 AI산업이 폭발하려면 비용이 절감되어야 하는데, DeepSeek의 개발사례로 AI개발비용이 획기적으로 감소하고 기술발전속도가 증가하게 되면, 어차피 AI기술 및 인프라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는 AI시장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는 해석인데요.
저는 이번 DeepSeek사태 이후로 미국 주식시장 투자를 매우 신중하게 관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관련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 현재 미국은 역대급 규모의 정부부채와 높은 장기국채 수익률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재상승할 수 있다는 잠재적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 정부는 정부부채를 줄이기보단 오히려 늘여서 각종 산업 및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고, GDP성장을 가속화해서 부채와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 트럼프 2기 정부의 전략이 먹히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전제는 AI기술/산업에 대한 주도권입니다. 미국이 AI기술과 산업을 장악해야 향후 10년동안 글로벌 기술패권을 계속 리드하고 있고, AI기술이 어느 시점에 생산성을 혁신했을 때 GDP성장 및 인플레이션 우려도 잡을 수 있기 떄문입니다.
- 현재까지 AI기술은 막대한 데이터와 개발자본이 필요하여 진입 장벽이 높았고, 미국 기술 대기업들이 주도할 수 밖에 없는 게임무대였습니다. 그런데 DeepSeek의 등장은 미국의 AI기술패권이 중국 등 다른 나라로 넘어갈 수 있고, AI산업 진입장벽도 확 낮아지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 2024년 S&P500지수가 30%나 상승할 수 있었던 건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미국 기술 대기업들의 영향이 약 30%로 역대 최고수준으로 높았고, 이 성장의 배경에는 당연히 AI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AI산업과 미국 기술 대기업들은 그동안 천문학적인 AI투자금액에도 불구하고 2025년부터 AI산업에서 매출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시점이었습니다.
- 만약 그동안 막대한 AI산업 개발투자가 불필요했고, 누구나 AI산업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 사실로 증명되면 미국 주식시장은 2025년에 역대급 하락장을 맞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향후 1~2주동안 미국 등 여러 곳에서 DeepSeek기술 및 개발과정에 대한 검증과 진위여부를 가리는 기사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DeepSeek의 기술력과 개발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그리고 중국이 얼마나 AI산업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하루만에 엔비디아 주가가 반등한다고 해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을 위험해 보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고 투자에 대한 책임은 모두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꼭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중국 기술 대기업들에 투자하는 ETF를 찾아봐야 할 시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식시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 달러환율은 1,500원을 돌파할까? (Feat. 엔캐리 트레이드) (0) | 2025.02.23 |
---|---|
미국 2025년 1월 CPI 발표, 고금리의 장기화와 주식투자기회 (1) | 2025.02.17 |
MSCI 2월 정기 리뷰 의미와 한국 주식시장 전망은? (2) | 2025.02.01 |
트럼프 국가 비상사태 선언과 미국, 한국 주식시장 영향 (1) | 2025.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