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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공부

국채수익률과 주식은 어떤 관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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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7%를 넘고, 30년물 국채금리가 5.0%를 넘었다고 합니다. 미국주식이 하락하고 인플레이션 위기가 커졌다는데 국채투자는 아직 위험하다는 기사들이 쏟아지는데요. 국채와 주식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매번 들어도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야심차게 국채수익률과 주식의 관계를 설명하는 포스트를 쓰고 있습니다만, 내용이 그렇게 쉽지 않고 다소 외곡된 해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으니 필요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국채수익률과 주식의 관계
국채수익률과 주식의 관계, 그리 쉽진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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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 무엇인가?

☑️ 채권은 사고 팔 수 있는 은행예금

채권을 뭔가에 비유하자면 '사고 팔 수 있는 은행예금'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이 특수한 은행예금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 이 은행예금은 사고 팔 수 있습니다.
  • 일반적인 은행예금처럼 정해진 예금이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걸 채권에서는 '표면금리'라고 합니다.   
  • 은행예금 가격은 상황에 따라 오르거나 내립니다. 당연히 처음 가격보다 싸거나 비싸게 팔릴 수 있습니다. 

❐ 특징1: 만기기간이 길수록 이자율이 높음

6개월 만기 은행예금과 1년 만기 은행예금은 어느 쪽 이자율이 높을까요? 당연히 만기기간이 긴 1년짜리 은행예금의 금리가 높습니다. 내가 은행에 돈을 더 오래 빌려주는 것이니, 그만큼 이자도 많이 받아야 수지가 맞습니다. 은행에서 정기예금을 가입해 본 적이 있다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특징2: 이자율이 낮아질수록 예금가격은 올라감

내가 5% 이자를 주는 은행예금을 가지고 있는데, 요즘 시중에 판매되는 은행예금 이자는 3%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내가 가진 은행예금 가격이 비싸집니다. 시중에서 은행예금을 가입하면 이자가 3%인데, 저한테 은행예금을 사면 5%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징3: 만기기간이 길수록 예금가격은 올라감

제가 가진 은행예금은 만기기간이 길수록 가격이 높아집니다. 제가 5%이자를 주는 20년 만기 은행예금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중에서 가입할 수 있는 20년 만기 은행예금은 3%밖에 이자를 주지 않습니다. 이자금리는 2%차이입니다만, 20년동안 이자를 받을 수 있는거라 가입기간을 고려하면 40% 이자율 차이가 나는 겁니다. 

제 은행예금을 누군가에게 팔려면 말씀드린 이자 40%를 전액 다 보상받지 못해도, 일부는 보상받아야 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은행예금을 실제보다 높은 가격으로 사야 합니다. 즉, 이자율이 낮아질수록 제가 가진 은행예금 가격은 올라가며, 만기기간이 짧은 것보다 길수록 은행예금 가격이 올라갑니다. 

 

☑️ 국채수익률은 어떻게 구성될까? 

이제부터 국채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 국채도 은행예금처럼 가입할 때 정해진 이자(표면금리)와  국채 가격이 변하면서 생기는 수익률이 존재하는데요. 이 2가지를 합해야 정확한 국채수익률이 계산됩니다. 이것이 오늘의 주제인 국채수익률입니다. 

그런데 표면금리는 국채가 발행될 이후 만기까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국채 수익률은 주로 국채 가격변화로 인해 형성되는데요. 국채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수없이 많습니다만, 주로 아래 3가지가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 기준금리: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향후 발행되는 국채 표면금리도 상승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국채수익률을 일반적으로 기준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국채수익률도 상승하고,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국채수익률도 하락합니다. 물론 예외적인 상황도 있습니다. 
  2. 인플레이션 기대치: 미래에 인플레이션이 상승한다고 예상되면, 국채의 매력이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미래에 받을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국채를 사지 않거나, 보유하고 있는 국채를 팔려고 할텐데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니 국채가격을 많이 낮춰야 해서 국채수익률은 상승합니다. 
  3. 기간 프리미엄: 기간 프리미엄은 만기가 긴 국채에 요구되는 금리 수준을 의미합니다. 만기가 짧은 국채보다 만기가 긴 국채가 당연히 보유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리스크가 발생합니다. 이에 대한 보상개념이 국채 수익률에 반영됩니다. 

다른 요소들보다 이 기간 프리미엄이라는 녀석이 아주 골치입니다. 기간 프리미엄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도 명확치 않고, 기관마다 기간 프리미엄을 계산하는 공식도 달라서 정확한 수치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이 녀석이 국채수익률 변화를 어렵게 하는 가장 1등 공신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 국채투자로 돈을 벌려면 국채수익률이 올라야 할까? 내려야 할까?

이제 국채수익률과 국채투자의 관계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국채수익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국채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표면금리가 정해져 있는데 더 많은 수익률이 나오려면 국채가격을 낮춰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아주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파란색은 만기 20년 이상 미국국채에 투자하는 TLT ETF가격이고, 녹색은 미국 30년물 국채수익률입니다. 국채수익률과 TLT ETF가격은 정확히 역의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면 TLT ETF가격은 하락하고, 반대에서는 상승합니다. 

국채수익률이란 국채 가격변화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것이라 국채수익률이 올라가는 것은 국채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고, 주로 국채 가격변화로 투자수익을 얻는 국채투자에는 좋지 않다는 점을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국채수익률과 주식의 관계 

☑️ 일반적으로 역의 관계

S&P500과 TLT ETF의 최근 5년 간 수익률 변화를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체로 S&P500과 TLT ETF수익률은 역의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주식투자 수익률이 좋으면, 채권투자 수익률은 나빠진다는 것이죠. 

하지만, 제가 붉은 색 박스로 표시한 부분한 곳처럼 채권투자 수익률과 주식투자 수익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구간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표시한 구간 외에도 수없이 많고, 대표적으로 최근에는 주식과 채권투자 수익률이 함께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일단 2개 구간에서 왜 국채수익률이 상승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다소 개인적인 해석이 포함되어 있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2021~2022년: 2020년 코로나를 맞으면서 주식시장이 폭락했습니다. (파란색 그래프의 왼쪽 부분) 경제성장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양적완화를 시작하면서 시장에 큰 유동성이 공급되었습니다. 주식시장이 다시 반등했지만, 국채수익률은 하락했습니다. 일단 금리도 인하했습니다만 거의 제로 금리의 시대라 추가적인 금리인하의 볼륨이 없었고, 너무 많은 유동성이 공급되어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2. 2022~2023년: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이를 막기 위해 본격적인 금리인상과 양적긴축이 시작되었습니다. 금리가 인상되니 국채수익률은 당연히 상승하면서 TLT ETF 수익률은 급락합니다. 금리가 높으니 경제도 위축될거라 예상하면서 주식시장도 좋지 않은 흐름을 보였습니다. 
  3. 2024년: 높은 기준금리 환경 하에서도 미국 정부의 현금 살포와 리쇼어링 정책으로 미국의 나홀로 경제성장이 이루어졌습니다.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국채수익률이 하락했으나, 연준의 인플레이션 재발생 우려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졌고 트럼프 정권의 고관세와 세금인하, 이민자 관련 강경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자극받을 것으로 우려되면서 국채수익률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 2025년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는 이유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살펴 보겠습니다.

국채 수익률을 움직이는 3가지 주요 요인은 기준금리, 인플레이션 기대치, 기간 프리미엄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10월 이후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7%를 돌파해 버린 이유는 무엇인지, 3가지 요인 관점으로 살펴 보겠습니다. 

  • 일단 기준금리는 쉽게 인하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이미 최근 뉴스기사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재발작을 염려하여 기준금리를 많이 낮추지 않을거라 여러 번 밝힌 것으로 쉽게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쉽게 예측하거나 단정할 수 없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하락보단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연준의 우려가 첫번째 이유이고, 트럼프 정권에서 고관세 및 세금 감세 정책이 시행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기간 프리미엄은 장기 국채를 보유하는데 대한 리스크를 수익률에 반영하는 과정입니다. 일단 기준금리와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큰 변화가 있을거라 보기 어려우므로, 최근 국채 수익률을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은 기간 프리미엄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간 프리미엄은 향후 경제전망이 좋을 때에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 경제가 좋아질거라 예상되면,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낮은 국채보단 투자위험이 높아도 수익률이 높은 주식투자로 돈을 움직입니다. 국채는 주식 대비 투자매력을 높이기 위해서 기간 프리미엄을 높이면서 국채 수익률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향후 경제전망이 좋기 때문에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높은 기준금리 환경에서도 미국 주식시장이 2년 연속으로 연 20% 이상 상승했고, 인플레이션 재상승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AI관련 일부 종목이 주식시장 상승을 주도했는데, AI가 이렇게 계속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커진 상태입니다. 

그런다면, 지금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는 것은 장기 국채를 보유하는데 대한 더 높은 할인, 즉 더 높은 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앞으로 기준금리와 인플레이션 등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는데 국채를 오래 보유하는 것에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러니 국채가격이라도 싸게 해서 좀 더 높은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라는거죠.

정리하자면, 기간 프리미엄은 미래 경제전망이 좋을 때에도 올라가지만, 미래가 불확실할 때에도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현재 상태는 미래에 경제가 나빠진다고 단정하는 것보단, 미래를 잘 모르겠다는 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전망이 나쁠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적어도 국채수익률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마무리

다소 장황하게 국채수익률과 주식에 대한 관계를 정리해 봤습니다. 이 관계는 워낙 복잡해서 딱 떨어지게 정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데요. 그래서 주식과 채권투자가 어렵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국채수익률이 계속 상승하는 것은 경제에 매우 좋지 않습니다. 국채수익률 상승 자체로 경기침체를 자극할 수 있고, 심각한 금융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었을 때, 매우 높은 빈도로 큰 금융사고들이 났었습니다. 

어떤 금융기관에서는 2025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6%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는데요. 이건 다소 믿기 어려운 수준입니다만, 현재 국채수익률이 너무 가파르게 빠른 속도로 상승하는 것은 주식투자에 매우 위험한 시그널입니다. 

오히려 이 시기가 잘 지나거나 국채수익률 변화가 정체되기 시작하면 드디어 미국 장기채 투자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극단적인 경제상황은 항상 투자기회를 동반합니다. 꾸준한 경제공부가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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