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ce Earnings Ratio(주가수익비율, 이하 PER)는 주식 투자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가치 평가 지표 중 하나입니다. 쉽게 말해서 PER은 주가가 기업의 순이익에 비해 얼마나 비싼지 또는 저렴한지를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이 지표가 증권사 보고서나 뉴스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은 무엇보다 계산하기 쉽기 때문인데요. 쉽게 얻을 수 있는 건 그만큼 좋은 건 아니란 소리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면 괜찮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PER에 대해서 최소한 이 정도는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엑기스만 뽑았습니다.
목차
PER이란?
일단 PER, PE Ratio, P/E Ratio, P/E는 모두 같은 지표입니다. 사이트에 따라서 표시방식이 다른데 같은 지표라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PER로 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PER지표는 기본적으로 위와 같이 아래 2가지 방법으로 계산합니다. 참고로 PER은 기본적으로 연 단위 시간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EPS)로 나눈 값
- 현재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Net Profit)으로 나눈 값
2가지는 같은 값일 수 밖에 없습니다. 주식 1주에 대한 주당순이익(EPS)의 비율이나, 주식 전체가 모인 시가총액에 대한 전체순이익(혹은 당기순이익)의 비율이 같을 수 밖에 없겠죠.
테슬라의 PER은 132.63이고, 삼성전자의 PER은 11.5입니다. '테슬라 주가는 순이익 대비 132.63배이고, 삼성전자 주가는 순이익 대비 11.5배'라고 읽어볼 수 있겠습니다.
테슬라는 1년 순이익으로 132년 이상을 벌어야 현재 주가가치가 되고, 삼성전자는 1년 순이익으로 11년을 벌면 현재 주가가치가 된다는 것인데요. 이건 아래와 같은 해석이 가능합니다.
- 테슬라(132배): 테슬라는 전형적인 성장주입니다. 사람들은 테슬라가 현재보다 미래에 더 많은 돈을 벌거라 생각해서 더 비싼 가격에 테슬라 주식을 매수합니다. 만약 테슬라가 미래 성장성이 의심받기 시작하면 주가가 하락하면서 PER이 낮아지게 될 겁니다.
- 삼성전자(11배):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가치주에 가깝습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나 스마트폰 사업은 안정적으로 많은 매출을 내지만, 미래 성장성은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테슬라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합니다.
PER은 단순히 주가에 대한 순이익의 비율이므로, 이 수치 자체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긴 매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흔히 PER에 대해 잘못 알거나 오해하는 내용들이 꽤 많습니다.
PER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오해) PER은 낮을수록 좋은거다?
가장 흔한 오해는 'PER이 낮을수록 저평가되었다'라는 해석입니다.
테슬라 vs 삼성전자 예시를 다시 보면 '삼성전자가 테슬라보다 저평가되었다'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테슬라는 현재 전기차 사업 뿐 아니라 자율주행이나 에너지 저장 등 미래사업을 통한 성장 기대감이 있지만, 삼성전자는 현재 테슬라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어도 미래 성장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입니다.
☑️ (오해) 증권사이트에서 제공하는 PER값은 어디서든 같다?
두번째로 PER은 지표를 뽑는 사이트나 증권사 별로 값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이건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같은 테슬라에 대한 PER값이 아래와 같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야후 파이낸스처럼 일부 사이트에서는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 네이버: 133.64배
- 야후 파이낸스: 142.92배
- Investing.com: 130.6배
일단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PER를 구할 때 사용하는 EPS(주당순이익)값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PER은 주가를 EPS로 나눈 값인데, 주가는 사이트별로 다를 이유가 없지만 EPS값은 아래와 같이 여러가지 형태로 다르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TTM EPS 사용: TTM은 'Trailing Twelve Months'의 약자로 해석하면 최근 12개월동안의 EPS입니다. 이 값은 보통 최근 4분기동안의 EPS값을 평균내서 사용하게 됩니다. 야후 파이낸스와 Investing.com에서는 TTM EPS를 사용하여 PER를 계산합니다.
- GAAP EPS 혹은 Non-GAAP EPS 사용:일부 사이트는 일회성 이익이나 손실을 제외한 조정 EPS(Non-GAAP)를 사용하는 반면, 다른 사이트는 모든 항목을 포함한 GAAP(일반회계원칙) 기준 EPS를 사용합니다.
- 특정 분기 EPS 사용: 이건 사실 사용하면 안되는 값입니다만, 일부 사이트에서는 특정 분기 EPS로 PER를 계산합니다.
같은 TTM EPS를 사용한다고 해도 야후 파이낸스와 Investing.com처럼 PER값이 차이가 나는 것은 아마도 GAAP EPS or Non-GAAP EPS사용에 따른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네이버도 어떤 EPS값을 사용하는지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습니다만, 여러 사이트를 확인해 보니 현재 시점에선 테슬라의 TTM PER은 130배 정도가 맞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PER은 여러 사이트에서 확인 및 비교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 (진실) TTM PER보다 Fwd PER이 중요하다
세번째는 TTM PER보다 Fwd PER이 더 중요하다는 점(의견)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의견에 동의합니다만, 분명히 이에 따른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일단 Fwd PER이란 '향후 12개월동안 예상 EPS를 기준으로 계산한 PER'입니다. 순서대로 필요한 정보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 PER은 주가를 EPS로 나눈 값 (PER = 현재 주가 / 주당순이익(EPS))
- Fwd PER이란 현재 주가를 향후 12개월 예상 EPS( =Fwd EPS)로 나눈 값
- Fwd EPS값을 어떻게 예측했는지는 사이트별로 다름 (근거도 정확히 알 수 없음)
- 참고로 야후 파이낸스와 SeekingAlpha에서 Fwd PER을 제공하고 있음 (물론 다른 사이트도 있을 듯)
왜 TTM PER보다 Fwd PER이 중요한지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겁니다. 우리는 과거가 아닌 미래에 투자하는데 지나간 정보로 계산하는 TTM PER보다 Fwd PER이 더 중요한 것은 매우 상식적인 얘기가 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야후 파이낸스와 SeekingAlpha 사이트에서는 Fwd PER정보를제공합니다. SeekingAlpha는 GAAP과 Non-GAAP 기준 PER을 각각 제공하고, Sector midian값까지 가장 다양한 값들을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알고 있는 무료사이트 중에선 가장 정보가 많은 편입니다.)
Fwd PER을 보실 때 참고 및 주의하셔야 할 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일반적으로 Fwd PER은 TTM PER보다 낮은 게 좋습니다. EPS가 높아져야 PER이 낮아질 수 있으므로, Fwd PER이 TTM PER보다 낮아진다는 것은 회사 수익이 성장할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 특히 경기 민감주가 Fwd PER이 낮아졌을 경우, 시장이 향후 경기회복을 예상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기업(ex: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비디아 등)나 자동차 기업(ex: 현대, GM, 포드 등)들을 경기 민감주로 볼 수 있습니다.
- Fwd PER은 미래EPS 예측치로 계산되므로 실제 결과와 다를 수 있으며, 대부분 미래전망이 낙관적이라는 부분을 주의해야 합니다. 야후 파이낸스나 SeekingAlpha에서 계산된 Fwd PER이 얼마나 정교하게 계산된 Fwd EPS를 사용했는지, 그리고 몇 명의 전문가 의견을 반영했는지에 대해선 자세히 알 수 없으므로 오차가 클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TTM 기간 동안 일회성 비용이나 손실이 있었다면, 그것이 TTM PER을 일시적으로 높였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Fwd PER이 크게 낮아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위 3가지 내용 정도는 PER을 보실 때 꼭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PER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
기본적으로 PER은 상대평가 지표라서 PER정보 하나만 가지곤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습니다. 흔히 '저PER종목'을 따로 보곤 하는데, 그런 건 PER이 낮다는 정보 외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PER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최소 아래 3가지 방법은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 1. 적절한 PER 수준 이해하기
'좋다' 혹은 '적절하다'라는 말이 참 애매합니다만, 기업의 PER정보를 보실 때에는 해당 기업이 아래 분류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 성장주: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 기업이나 신생 기업들은 종종 높은 PER(50배 이상)을 보입니다. 시장은 미래의 높은 성장을 기대하고 현재 수익이 낮아도 기업의 주식을 매수합니다.
- 가치주: 성숙한 산업의 안정적인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낮은 PER(15배 이하)을 보입니다. 이는 성장 기대치가 낮지만 현재 수익은 안정적임을 의미합니다.
- 시장 평균과 비교: 현재 시점(2025년 3월 2일)에서 S&P500 TTM PER은 약 29배이며, KOSPI는 약 11배입니다. 그리고 Fwd PER은 S&P500이 약 20~21배이며, KOSPI는 11~12배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일단 미국 주식시장은 향후 주가가 전체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고, 한국 주식시장은 보합 내지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테슬라와 같은 성장형 기업 PER이 시장평균 이하로 움직이고 있다면 이미 끝났다는 의미이고, 코카콜라와 같은 안정적인 가치형 기업 PER이 시장평균보다 높게 움직이면 과대평가된거라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예시이므로 이런 식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는 정도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2. 산업평균 및 경쟁기업과 비교하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PER은 상대평가 지표라서 단독으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PER은 동일 산업 내에서 평균값과 비교하거나 경쟁사와 비교하여 평가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시 테슬라의 PER을 살펴보겠습니다. TTM PER이나 Fwd PER 모두 테슬라는 Sector Median(섹터 중앙값, 평균은 특정 기업 수치가 높으면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어서 중앙값을 더 많이 사용함)과 비교하여 월등하게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테슬라는 '동일 섹터 내에서도 상당히 고평가되어 있다 혹은 훨씬 높은 성장성을 기대받고 있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요. 테슬라를 사실 특정 섹터 주식으로 보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테슬라가 분류된 '임의 소비재'섹터에는 어떤 종목들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테슬라가 속한 '임의소비재' 주식에 투자하는 XLY ETF Top10 목록입니다. 테슬라가 왜 이렇게 산업평균 대비로도 PER이 높은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데요. 테슬라를 아마존과 비교하는 건 그나마 AI서비스 최전방에 있다는 점에서 비슷할지 모르겠습니다만 홈데포나 맥도날드, 스타벅스와 비교하는 건 그냥 봐도 무리가 있습니다.
테슬라를 AI서비스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으로 보고 AI 서비스 및 자율주행 관련 기업들(구글, 엔비디아, 브로드컴, 우버, GM)과 PER을 비교해 봤습니다. 이렇게 봐도 테슬라의 PER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그렇게 AI대장주라는 엔비디아보다도 PER이 3배나 높고, 올해 최고 AI관련주인 브로드컴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여기서 하나 눈에 띄었던 것은 브로드컴(AVGO)의 TTM PER은 154인데 FY1 PER(Non-GAAP기준)은 31로 엄청나게 낮아진다는 점입니다. 브로드컴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향후 브로드컴의 수익성장률이 엄청나게 높을거라 전망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건 곁다리로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와 같은 경쟁기업들과의 PER분석은 SeekingAlpha 사이트에서 가능한데요. 아래에 링크를 추가해 두었으니 필요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기존 히스토리와 비교
개인적으론 이 방법이 PER을 분석하는데 가장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해당 기업의 기존 PER데이터 흐름을 보면서 역사적으로 현재 PER이 높은지 낮은지를 판단하는 방법입니다. 이 과정에서도 충분히 매수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는 엔비디아의 기존 PER변화를 그래프로 표시한 것입니다. 노란색이 PER이고 검정색이 주가를 표현한 것인데요.
제가 붉은색 원으로 표시한 2023년 상반기에 엔비디아 PER이 140배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엔비디아 반도체가 AI모델 학습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품이 되었다고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인데요.
이렇게 특정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점에 PER이 당연히 급상승합니다. 엔비디아 반도체가 앞으로 많이 팔릴거라는 사실을 시장에서 똑똑하다는 투자자들은 다 같이 알게되기 때문에 매수가 몰리는 건데요. 엔비디아는 이 시점 이후에 순이익도 폭등하면서 PER을 기존 수준 이하로 되돌렸고 주가는 폭등했습니다.
물론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을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쩌면 인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기도 한데요. PER로도 이런 변화를 읽어낼 수 있다는 정도로 이 내용을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PER 하나로만 판단하는 것은 당연히 큰 리스크를 수반합니다.
☑️ PEG 비율 활용
PEG는 PER을 연간 이익 성장률로 나눈 값입니다. PER은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다른 산업이나 다른 기업과의 비교가 어려운데 PEG는 연간 이익 성장률이 반영되어서 다른 산업이나 다른 기업과의 비교를 가능하게 합니다. PEG는 일반적으로 1보다 작으면 저평가, 1보다 크면 고평가로 간주합니다.
양쪽 시점이 동일하지 않습니다만, 엔비디아의 최근 PEG는 0.28이고 테슬라의 PEG는 3.65입니다. 연간 이익 성장률이 클수록 PEG가 작아지므로 현재 시점에선 엔비디아가 테슬라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으며, 테슬라가 다소 절대적으로도 고평가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마무리
주식은 종합예술과 같은거라 특정 지표 하나로 평가한다는 건 어렵습니다. 하지만 간혹 뉴스기사나 증권사 보고서에서 그냥 PER이 낮으니 저평가되었다는 말들을 한번쯤 의심해 볼 수 있는 기본기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좋은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주식투자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고용 보고서 핵심내용만 보는 방법 (4) | 2025.05.24 |
---|---|
미국 재무부가 현금을 쓰면 왜 역레포 잔고가 증가할까? (0) | 2025.03.27 |
국채수익률과 주식은 어떤 관계일까? (2) | 2025.01.29 |